독일재단,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단체에 서한보내

연합뉴스 2016년 4월 4일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나치 희생자를 기리고 돕기 위해 만들어진 독일 재단이 일제 강점기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활동 협력에 나선 한국과 일본 민간단체에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평화디딤돌은 독일의 ‘추모·책임·미래 재단'(Stiftung Erinnerung, Verantwortung, Zukunft·EVZ)이 5일 열리는 ‘평화디딤돌과 기억의 예술(The Art of Memory)’ 행사에 연대 서한을 보내왔다고 4일 밝혔다.

EVZ는 각국의 나치 강제노동 피해자에게 보상하려고 2000년 독일 정부와 기업 6천500여곳이 모두 52억 유로(약 6조 8천291억원)을 모아 설립한 재단이다.

이 재단은 2007년까지 나치 피해자 166만명에게 44억 유로(약 5조 7천784억원)을 보상했다. 남은 돈은 기금으로 만들어 나치 강제 노역 역사 알림·인권 활동·나치 피해자 지원 등 장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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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추모·책임·미래 재단’ 우타 게를란트 고문(왼쪽). 오른쪽은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타 게를란트(Uta Gerlant) EVZ 이사회 고문은 연대 서한에서 우선 한국 ㈔평화디딤돌과 일본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가 20년 가까이 해온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

한일 두 단체는 1997년부터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전역에서 강제노동으로 희생된 조선인 유골 115위(位)를 수습해 작년 추석 광복 70년 만에 한국으로 봉환했다.

두 단체는 5일부터 희생자들의 고향 길바닥에 이름과 사망연월일 등을 동판에 새긴 상징물인 ‘평화디딤돌’을 설치하는 ‘기억의 예술(The Art of Memory)’ 행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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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징물 ‘평화디딤돌'[㈔평화디딤돌 제공]

게를란트 고문은 “독일에서 나치 범죄를 문제 삼고 반성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불의는 오래도록 부정됐고 희생자 인정은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참담한 범죄를 똑바로 바라보고 반성하면서 오히려 피해국에서도 친구를 찾게 됐고 신뢰와 존중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러한 고통스러운 의식화로 인간 존엄과 인권 실현을 위한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게를란트 고문은 특히 한일 민간단체의 오랜 협력을 환영하며 이 협력이 한일 정부 차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제노동 희생자 명예를 회복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두 단체의 활동은 불의 뒤에 오는 새로운 시작의 필수불가결한 기반인 진정한 평화와 협력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독일에서도 반성의 첫걸음은 시민 참여로 시작했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도 이런 정신을 본받아 정의가 함께 가는 평화가 오래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vs2@yna.co.kr

원문에서 확인해보세요!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4/03/0200000000AKR20160403048500004.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