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동아시아 선언


평화를 위한 동아시아 공동워크샵 20주년을 맞아,
1997년 8월, 일본, 한국, 재일, 아이누인들이, 홋카이도 호로카나이쵸 슈마리나이에 모여, 제2차 세계대전하에 이 땅에서 강제노동으로 희생된 이들의 유골을 발굴하였습니다. 그 후 우리들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실현하고자, 국경을 넘은 우정을 키우며 슈마리나이에 모여, 희생된 일본인, 조선인, 중국인을 추도·발굴하고, 유족을 찾아 유골을 돌려드리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2015년 8월, 115위의 유골을 한국에 전하고 희생자의 고향 가까이에 안치할 수 있었습니다. 평화를 위한 동아시아공동워크샵은 첫시작으로부터 20년을 맞아, 일본, 한국, 대만, 중국, 미국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온 참가자들이 이곳 슈마리나이에 모였습니다. 
오늘날의 동아시아에 평화가 찾아왔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동아시아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6·25전쟁을 경험하였습니다. 식민지주의는 지금도 끝나지 않은 채, 선주민을 멸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분단되고, 불신과 시기•의심이 횡행하고 있으며, 국가간의 반목이 지금도 계속되며 내쇼날리즘이 폭넓게 자행되고, 헤이트 스피치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국가간의 관계가 악화되어도, 만남을 이어가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그것은 강제노동 희생자의 유골을 발굴하고, 죽은 자와 만나고, 죽은 자가 이끌어주는 과거의 역사를 계속해서 배워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 것입니다.

지금의 시대에 있어, 국경을 초월한 만남을 지속하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온 우리들의 경험은 동아시아에 평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들은 앞으로도 만남, 배움, 소통, 평화에의 끊이지 않는 발걸음을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희생자인 죽은 이들은 아직 진정으로 위로받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직 땅속에 묻혀있는 채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희생자가 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희생자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힘이 미치는 한, 그들을 발굴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슈마리나이로부터, 동아시아의 사람들에게 호소하고자합니다. 우리들이 만나고, 함께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연대함으로써 불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전쟁의 싹을 우리들의 노력으로 잘라냅시다. 우리들은, 동아시아의 살아있는 자이자, 국경을 넘어 끊임없이 평화로의 길을 걸어가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2017년 8월 6일
평화를 위한 동아시아공동워크샵 참가자 일동